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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원해 마지않던 연애밸리와 창작밸리가 이글루스에 드디어 생겼다. 만세. 하지만. 혹시나 가보니까 역시나 이글루스아레나라고, 뭐 결국 시비걸고 대판 싸우고 낚고 낚이기만을 반복하는 치열한 전장의 느낌이더라. 아 그런곳에 혹시 행여나 심각한 글을 써서 보냈다가 깐깐한 방문자가 들어와서 태클 걸면 마음약한 나는 차마 어찌 할수 없을것 같은데...
뭐 암튼 창작밸리가 생긴 기념으로 그 창작에 대해서 간단한 이야기를 약간 해보자면. 나는 사실 개인적으론 '창작' 이라는 단어 자체를 참 싫어도 한다. 이거 2년전즈음에 블로그에다 썼던 이야기 같은데.
음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까. 아 뭐 그런거 있잖냐. 니가 존나 열심히 너만의 캐릭터로 너만의 그림을 그렸다 손 쳐봐. 근데 그걸 보는 사람이 "이건 무슨 캐릭터(를 보고 그렸)냐" 라고 물어보면 기분나쁘겠냐 안나쁘겠냐 뭐 그런 비슷한 느낌이랄까 뭐랄까. 비슷한 예를 들자면, 소설 쓰는 사람에게 이건 누구 팬픽이냐, 음악하는 사람에게 누구 카피곡이냐 물어보는 거랑 똑같다랄까 뭐랄까. 그렇다. 아니 뭐 논리적이고 법적인 창작과 비창작(또는 표절)의 경계를 한번 팔걷어부치고 싹뚝 갈라보자는 이야기를 할려는게 아니고, 개인적으로 말하자면 거의 이건 뭐 자존심. 개인적인 프라이드 문제다. 뭐 남이야 뭘 보고 그리건 간에 무슨 팬질을 하던 간에 상관없다만. 나는 그렇다. 무슨 하나를 그려도 언제나 항상 새로이 언제나 자신만의 것을 그리고 싶어하는 쪽이라서, 만드는건 오리지널이라는게 내겐 당연한거고, 그런데 그게 당연하다 생각하면서도 굳이 스스로의 작품에 대해서 '오리지널이다' 라고 웃으며 설명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 나는 정말 자존심 상하는거다.
사실 따지고보자면 뭐 그런 일들도 뭐 10년전에나 겪었던 일들이군. 프로가 된 이후로는 그런 이야길 거의 들어본적이 없으니.
하지만. 이 근 10년사이에도 창작문화계(그런 문화계가 있다면) 사정은 너무나 많이 변했다. 아니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니 당연하지만. 간단히 예를 들자면 말이다. 만화 동아리라는 것은 무조건 프로지향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요즈음의 만화동아리는 대부분 동인활동을 목적으로 한다.
이런 차이는 매우 명백하다. 아니 무엇이 좋고 나쁘고가 아니다. 현상으로만 보자면 충분히 좋게 볼수도 있다. 그만큼 크리에이팅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지고 인프라가 발달했다는 거니까. 누구 말마따나 개나 소나 그림그린다고 껄떡댄다 하지만, 단지 10년전만해도 그림은 아무나 그릴수 있는게 아니었고 더군다나 제대로 그리기 시작하면 라면만 먹는 고통을 각오해야 했으니까 말이다. 누구나 자신이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는, 그리고 프로들도 밥 굶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평온한 시대가 어느새 찾아온거다. (물론 업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그러나. 물론 부작용이 있다. 사람에 따라 틀리지만 아까의 이유에서 적어도 나는 정말 견디기 힘든 그런 부작용. 그렇다. 너도 나도 쉽게 할수있는 동인문화가 주류가 되버렸기에, '굳이 창작을 선을 그어서 갈라야 하는' 그런 시대가 되어버린 것이다. 회지를 내어도 오리지널은 창작이라는 딱지를 붙여야 하고, 오리지널 코스프레를 굳이 오리지널이라고 설명해줘야 하고, 더군다나 그런 오리지널보다 오히려 원래 인기있던 작품의 동인작품이 더욱 인기를 끌기 때문에 정말 오리지널이라는 것은 오히려 비주류가 된다.
그림 쪽에서, 10년동안 변한 창작의 의미에 대해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비창작과 구분하기 위해서의 창작' 이라는 단어다. 생각해보면 매우 기묘하다. 왜 하필이면 그림. 또는 만화쪽이 이렇게? 음악쪽도 소설쪽도 이정도까지는 아닌것 같은 느낌인데 말이다.
프로쪽의 이야기를 약간 더 해보자. 사실 딱히 프로라고 해서 팬질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음악이라고 하면 트리뷰트라거나 리메이크라는게 있지 않냐. 그러나 트리뷰트나 리메이크는 크리에이터 입장에서의 재해석과 재 퍼블리싱에 가깝다. 그 자체도 새로운 하나의 별개의 오리지널 작품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예를들어 팬질에서 비롯된 동인이라는 것은 확대재생산. 비유하자면 '노래방에서 부르는 노래'. 잘해봐야 전국노래자랑이다. 아무리 노래방에서 노래를 잘 한다 해도 절대 그 가수의 오리지널은 될수 없다. 더군다나 원 작품이 그것도 일본것인 이상은 더더욱. 한계는 명백하다.
문제는, 동인문화가 주류가 되어버린 현 시점에서의 그림쪽 프로는 프로라 한들 어떤 식으로든 간에 그런 동인문화로부터 절대 자유로울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다시금 이야기하다만 나쁠건 절대 없다. 왜 프로라고 해도 언제나 일만 하란 법은 없고 또 그래서 언제나 취미로 동인질을 할수 있는거다. 뭐 다 좋은 일 아니겠는가.
하지만 말이다. 10년전 같았다면. 취미로 동인질을 하기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자신의 오리지널 작품을 더 만드는 쪽이었지 않았을까.
언제부터 왜 이렇게 변해버렸는지 원인을 깊게 생각해보기는 귀찮다만. 굳이 생각해보자면 뭐 만화계의 몰락으로 인해 그림인들이 지향할법한 하나의 모티베이션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든가, 또는 정말 '직업적' 의미로 그림을 그리는 성격이 강한 게임업계의 발달로 인해, 언제나 하는 오리지널은 직업이니 이젠 취미쪽이 팬질이 되는 거라든가.
사실 곰곰히 생각해보면 나쁠건 별로 없다. 굳이 아마추어 프로를 나눌것도 없고, 누구나 자신이 그리고 싶은것을 쉽게 그린다는 그런 의미는 물론 좋다. 내 개인적인 입장에 국한시키자면 이건 단지, 시대의 흐름을 쫒아가지 못해 뒤떨어진 아티스트의 푸념에 지나지 않겠다만. 그런 늙어빠진 아저씨가 되버린 입장에서라도 나는 아주아주 약간은, 껌씹는 여중생을 보듯이 약간은 걱정을 하고야 만다. 아마추어가 굳이 프로가 될 필요가 없이 아마추어에 안주하는 시대를, 그리고 아마추어가 오리지널을 만들어내기 힘들어진 이 시대를 걱정한다.
그러니까 푸념으로써의 결정타를 날리자면, 젠장할 이게 다 만화가 이명진씨 때문이다라는 농담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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