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MEGASTREAM
    :: ANTIEGOIST :: Visual Design Artist :: GyuHo.Lee's Blog ::
ANTIEGOIST : GyuHo.Lee's Blog
Egloos | Log-in


원작자 알란 무어의 '왓치맨은 영화화가 불가능한 작품' 이라는 말은 단순히 이 작품의 서사가 '길고 복잡해서' 만은 아니라,
원작 자체의 성질이, 그리고 원작이 나오고 지금까지의 20년동안. 애초부터 '상업' 으로써 소비되고 있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본다.
예를들자면 그 흔해빠진 만화영화 하나. 그 흔해빠진 액션 피규어 하나, 이렇다하게 만들어진 프렌차이즈란게 애초에 전무하다는 이야기인데.
이 원인을 단순히 원작자의, '상업예술을 싫어하는' 알량한 '예술가적 자존심' 과 그로 인한 분쟁만으로 해석하기에는 또 무리가 있는 것이,
원작 자체가 그 '프렌차이즈' 마저 작품 내부의 소재로써 사용해버리는 등 애초에 상업으로 소비되기엔 무리가 있는 작품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그러나. 왓치맨은 20년이 흘러버린 이 시점에서, 기어히 그 '프렌차이즈의 최선봉' 으로 봐도 좋을 영화화에 성공하고야 말았다.
(물론 결과야 어떻게 될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영화로 만들어낼수 있었다' 라는 그 사실 자체만에 일단 의의를 둬 보자)
그렇다면 '왓치맨' 이란 작품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애초에 그야말로 순수한 '예술작품' 이었다면. 그래서 철저히 비상업적이었다면,
그래서 철저히 반대중적이었다면. 알란 무어의 마스터베이션에 불과했다면. 이런 헐리우드 영화화 자체부터가 이미 불가능했을거 아닌가.

왓치맨은 어떤 작품이었나? 어떤 방식으로 소비되었던 것일까? '만드는 입장' 이라면 확실히 주목해봐야 할만한 부분이라고 본다.
원작 왓치맨은 분명 비상업적이다. 예를들어, 그 히어로들 부터가 멋진 외모와 능력을 지니지 못하였기에. 소년들의 우상이 되기는 힘든 것처럼,
그러나. 이것이 비상업적이라고 해서, 또 나아가 그것이 실로 어렵고 복잡하고 난해하다 해서. 이것에 순수한 예술적 가치까지를 부여하기 어려움은,
이를테면 전 세계인이 당당히 최고로 꼽을수 있는 순수한 문화예술인 '모나리자' 같은 작품과 왓치맨을 동일한 선상에 놓을 수 없는 이유란,
왓치맨의 포맷 자체가 이미 애초부터 문화장르로써는 상당히 대중적인(전세계, 또는 영어권 기준으로 보자면) '그래픽노블' 이기 때문이다.
(그래픽노블이 일부 매니아의 전유물이라는 것은 만화를 대중성이라기 보다는 상업성으로 취급하는 한국이나 일본에서의 이야기일 뿐이다.
특히 만화가 수준높은 문화매체로 취급받기 시작한부터가 한국에서는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런 그래픽노블을 둘러싼 일련의 현상을 보자 하면,
그래서 정말로 '수준 높은' 작품을 대했을때는 '만화 주제에' 라고 깎아내리는 자체가, 소비자의 인식 부터가 아직 하등 다를 것 없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그렇다. 원작 왓치맨은 그냥 그래픽노블이다. 예술품도 프렌차이즈도, 만화책도 소설책도 아닌 그냥 그래픽노블일 뿐이다.
화려하거나 자극적이기보다는 평범한 그림, 진지하고 깊이있는 이야기. 이를테면 '그림이 들어간 소설', '그림으로 말하는 소설' 같은.
그리고 그 '그래픽노블' 로써 가장 본연의 가치가 '마치 예술작품의 그 수준까지' 숙성되어 극대화된것이 바로 이 왓치맨이라는 작품이다.
왓치맨은 비상업적이다. 그래픽 노블 자체가 원래 비상업적이니까 이는 당연한 이야기다. 그러나 이것이 마치 '수준높은 예술품인 것 마냥',
그래서 '일부 매니아층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는 것 마냥' 이야기되고 마는(원작과 영화가 연이어 들어온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수 있는) 현상이란.
결국 문화의 상업적 메커니즘에 물든 '사업가' 와, '소비자' 들에 의해 빚어지는 왓치맨의 비극이고 또 그래픽노블의 비극이자 '대중예술' 의 비극이다.

'상업적이다' 라는 가치란. 결국 '잘 팔리기만을 위해서' 대자본을 통해서 인위적으로 빚어진 사업적 가치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런 상업적 어장관리에 잘 길들어진 많은 이들이(일부 제작자들 조차도), 이 상업성을 마치 대중성인것마냥 착각하고 오해하고 호도한다.)
슈퍼히어로 물로 치자면. 여러 작가들을 통한 콜라보레이션과, 다른 작품들과의 크로스오버를 몇십년간 지속해 그 문화적 스케일을 최대한 넓히고,
영화화, 애니메이션화 등의 굵직한 매체확대 사업을 동원하여 소비층을 넓힘과 동시에 각종 판권상품으로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흔해빠진 전략 같은.
그러나. '애초부터 그러기 위해서 만들어지지 않은' 그래픽 노블 왓치맨이라는 작품은. 그래서 아무리 대중적이라 한들 절대 상업적일수 없기 때문에,
상업적인 메커니즘을 통해서 바라보기 위해선 '다른 만화에 비해서 더욱 뛰어난 예술' 같은, 그래서 '매니아들에게 추앙받는 성전' 같은 필터를 거칠 수밖에 없고,
그리하여, 결국 그 상업의 첨단인 영화화에 이르러 이 왓치맨은 잘 팔리기 위해서 결국, '화려한 액션', '잔인한 폭력', '노골적인 섹스씬' 으로 이야기되는-
덧붙여진 부분만 놓고 보자면 3류 포르노, 3류 액션 무비와도 하등 다를바 없는 '상업적 전략' 을 결국 불가피하게 내세우고야 마는 비극의 기로에 선다.

'가장 대중적인 작품이 가장 상업적일수 있다' 라는 말은 이미 흘러간 옛날 예술가의 주장이 되고 말았다는 사실을 왓치맨은 다시금 증명한다.
왓치맨은, 그래픽노블은, 분명히 가장 대중적일수 있는 문화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단지 '쉽게 팔아먹기 위해서 만들어진 형태가 아니기에'
특히나, 일본에서 흘러들어온 '매니아 장사' 의 영향에 깊게 물든 한국 소비자에게 있어 그저 '매니아의 전유물' 로만 남고 마는 것은 분명히 비극이며,
몇년간 지속적으로 개봉된 마블이나 DC의 '슈퍼히어로 프렌차이즈' 와 완전히 동일한 포지션을 지닌 또 다른 외국산 히어로 작품(상품)인것마냥.
그것을 특별하게 수준높은 감독 잭스나이더가 만들었다라는 식으로 '300에 버금갈 액션물' 마냥 포장지를 두를수밖에 없는 것 또한 분명히 비극이다.

나는 이 리뷰가 원작 왓치맨이 정말 '수준높은 예술품' 이고, 영화판 왓치맨이 '절반만 만족한다' 와 같이 해석되지 않기를 원한다.
대중예술로써의 그래픽노블은, 왓치맨은, 그 일본만화들 마냥 딱히 매니아층을 노리지 않아도, 나아가 딱히 판권상품을 찍어내 팔아먹지 않아도,
그 자체로 이십대 이상부터 사오십대까지의 가장 넓은 이들에게 감동을 줄수 있는 가장 대중적일수 있는 문화작품의 한 마스터피스일 뿐임에도,
이를 '상업예술화' 하기 위해서 결국 기어히 액션피규어를, 매니아층을, 나아가 잭스나이더의 화려한 액션과 잔인한 폭력과 노골적인 섹스씬 같은-
'쓸데없이 화려한(소위 말해 천박한)포장지를 덧붙여 팔아먹는 마케팅' 의 산물로써 만들수밖에 없었다는 불가피한 점을 아쉽다 말하는 이야기다.

영화판 왓치맨은 정말 잘 만들어진 19금 상업영화다. 그러나 이렇게 만들어졌다는 자체가. 코미디언의 입을 빌리자면 한없이 부조리한 희극에 가깝다.


결론:
예를들어 '슈퍼히어로 프렌차이즈에 익숙한 매니아층' 에게, 또는 한국에서 흔히 볼수 있는 '일본만화에 익숙한 매니아층' 에게 왓치맨이란,
'별로 인기있지도 않은 히어로 작품 주제에 괜시리 예술이네 뭐네 무게만 잡는' 슈퍼히어로물 이상 이하가 될수 없는 한계를 분명히 지니며,
'그림이 멋지지도 않고 내용이 재밌지도 않은 주제에 예술이네 뭐네 무게만 잡는' 아메리칸 코믹스 이상 이하도 될수 없는 한계를 분명히 지닌다.
이렇게, 애초에 그 계층을 상업적으로 노린것이 아니었음에도 그 문화의 주 소비계층으로부터 엄한 가치가 부여되고야 마는 그래픽노블의 비극이란.
결국 왓치맨이 처음 만들어지고 20여년간 꾸준히 시도되었던 프렌차이즈와 또 그런 프렌차이즈에 깊게 물들어버린 입맛에 의한 폐해임이 명백하며,
근본으로 되돌아가보면. 아니 애초에 왓치맨이라는 그래픽 노블 자체가, '히어로물' 로써, '미국만화' 로써 소비되었다는 자체부터가 이 비극의 씨앗인 셈이다.
위에서 '대중예술로써 그래픽노블의 한 마스터피스' 라고 했지만. 히어로물로써, 미국만화로써 보는 왓치맨은 그냥 옛날의, '뜨지 못한 평작' 일 뿐이며,
대중예술의 궁극적 목표이자 가장 큰 가치란 뭐니해도, 국가와, 인종과, 문화와, 언어와, 사상과, 이념과, 나이를 전부 초월하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일진데.
(직접적인 작품성의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명작으로 꼽는 아트 슈피겔만의 '쥐' 야말로 그 점에서는 일단 한수 위지 않나 싶다)
그 관점에서는, 미국만화이자 히어로물로써의 문화적 한계를 스스로 뛰어넘지 못했다는 점이야말로 그래픽노블 왓치맨의 가장 큰 약점이라고 할수 있겠다.


덧붙임:
'팔아먹는 입장' 에서 영화판 왓치맨을 바라보면 꽤나 그럭저럭 만족스러운 것은 역시 위에서 언급한 아쉬움과는 별개로,
이런 상업성이 한없이 결여되어 있던 원작을 잘도 이렇게 '꽤 잘 팔아먹기 좋을 만큼' 꾸며내었다는 자체가 상당히 대단하다 그정도인데.
(그러나 이건 딱히 잭스나이더일 필요가 없었던것 같다. 결국 잭스나이더의 이름은 그 명성마케팅으로 활용되고 만것이 더욱이나 비극이고)
하지만 그 상품 자체가 메인컬쳐용이라기엔 너무 마이너하고, 서브컬쳐용이라 치기엔 핀트가 약간 다른 것이 너무 애매한 포지션이지 않나 싶기도.
그래서 이후 '당연하게도 예정된 각종 프렌차이즈'- 게임화, 애니메이션화(?), 피규어 등의 각종 판권상품들까지가 잘 되기는 힘들지 않을까 걱정된다.
한국개봉판만의 불만이라면. 의역을 동원하다 보니 원작과는(원대사와는) 뉘앙스가 상당부분 달라진 대사가 많아서 좀 거슬리더라 그정도겠다.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
by ANTIEGOIST | 2009/03/08 16:48 | Review | 트랙백

site menu
Main
About
Notice

only publishing
Review
LAB
ArtWorks
DesignWorks

open for guest
Hotissue
Gallery
Board

user menu
article finder

◀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
rss

skin by ANTIEGOIST

   Copylight2004~2008 OMEGASTREAM & ANTIEGOIST & GyuHo.Lee All Rights Reserved.
   This Website Best Wiewing : More 1024x768 Resolution : Internet Explorer 7.0 & Mozilla Firefox 3.0 & Safari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