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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월 13일 수요일 저녁."
1. 뭔 일이든 간에 하나같이 진행이 안되고 있어서 요즈음 조금 답답하다. 이게 사실 내 성격 문제인데. 지독하게 게으르다가도 한번 하면 화끈하게 해치우지만서도, 문제는 그 화끈하게 해치우는 부분이, 뭐 하나 어긋나면 아예 기초부터 싸그리 갈아엎을정도로 지나치게 꼼꼼한터라 그게 문제. 때론 대충대충, 때론 임시로, 일단 대충 임시로 해놓고 나중에 손보는 그런 방식을 배워야 할까도 싶긴 한데 이것도 천성이라.
2. 하도 요즈음 답답하고 재미도 없다 보니 때론 가끔, '걍 회사로 다시 되돌아갈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한다. 그러나 그게 어느 회사이건, 막상 다시 회사로 되돌아가 일할걸 생각하면 오히려 지금보다 더 암담해지는 느낌이랄까. 사람들과 같이 일하는것 좋지. 매일매일 출근하고 퇴근하는것 좋지. 월말마다 꼬박꼬박 나오는 돈 좋지-평범한 행복들이지. 하지만 이미 다른 길로 나아가는 방향도, 멀어지기 시작한 속도도, 이젠 뭐 더이상 돌이킬수 없는 관성이 되어버렸지 않겠냐.
3. 무슨 게임을 어떻게 만드냐. 라고 막상 생각해도. 내가 가진 노우하우는 이미 한세대 전의 것이 되어버린 핵앤슬래쉬MMO일 뿐이잖냐. 이거 이래서야 도저히 요즈음 시류에 맞추지 못하겠군. 새로 배울걸 감안해도 뒤쳐지기 시작한건 좀처럼 따라잡을수가 없는거지. 그림작가로썬 어떤가. 애매하지. 애매한 포지션이지. 하지만 그쪽은 비록 시류에 뒤쳐졌다 해도 그동안 쌓아온 깊이가 그나마 있으니.
4. 뭐 그렇다. 가끔 회사생활을 하던때가 아련한 추억처럼 떠오르지만. 아무리 팀이 사람이 월급이 좋다 한들. 그 세계 자체가 판 자체가 일 자체가 애초부터 내것이 될수 없었던 기억을 생각하면. 더군다나 그 세계의 그 사람들에게서 애초부터 그리고 끝까지 비주류일수밖에, 비주류로 취급받을수밖에 없었던 기억을 생각하면. 나름 어울리긴 했지만 그래도 평생 몸을 누일수 있는 나의 자리는 확실히 아니었던것 같다는 생각이 추억위에 선명히 오버레이되는데.
그래서라도 아마. 지금의 나는 스스로의 자리를 찾아가는 과도기겠지. 뭐 지금 느끼는 약간 답답하고 약간 혼란스러운 감정이란 그런 방황에 따라오는 자연스런 현상이 아닐까 생각해보자. 언제가 될런진 모르겠지만, 어쩌면 계속 떠돌아다닐지도 모르겠지만. 언젠간 목적지가 나타날거야. 그곳에 정착할수 있길 빌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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