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에 대해, '좋아하는 일이고. 하면 즐거운 일이고. 그래서 가장 잘 할수 있는 일' 을 재능으로 정의한다면. 예술만큼 그 재능이 중요시되고 또 재능에 따라 목적 및 과정과 그리고 결과가 좌우되는 일은 없지 않나 생각한다.
나는 사실 이 예술 영역의 재능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과는 약간 다른 해석을 내리는 편인데. 물론 어떤 일을 잘하는 사람에 대해서 "그 일에 대해 재능이 있다" 라는 평가를 내리는 것까지는 동일하겠지만 결과론적인 관점에서의 '잘 해낸 부분'. 즉 잘 하기 위한 노력을 쌓은 영역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재능의 영역을 추린다면. 아마도 그것은 그 일을 '좋아한다' 의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재능은 결과가 아니라 동기와 과정이라는 이야기다.
그렇다. '좋아하기 때문에'. 즉 재능이 있기 때문에 즐겁게 할수 있고 그래서 잘 할수 있다. 그것이 바로 재능이라고 생각한다. 그 결과를 세상이 요구하는 고수준까지만큼 끌어올리기 위해서 수반되는 노력 또한 이 경우는 '좋아하는 일' 이 되버리기 때문에. 마치 보통 사람이 숨을 쉬듯이, 밥을 먹듯이. 노력까지 삶 그 자체의 자연스러움이 될수 있다면 이것이 바로 천재의 기준이라고 본다.
천재와 보통 사람이 가진 재능의 차이에 대해서 한가지 재미있는 이야길 해보자.
이를테면 우리는 자신이 만들어낸 예술이 썩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을때 흔히 '아 나는 재능이 없다' 라는 자조를 가지곤 하는데. 분명히 좋아하는 일임에도, 잘 해낼수 없다면. 이것은 재능의 문제라기 보다는 노력의 문제이고. 단순히 말해 천재가 아니기 때문에. 이때 수반되는 각골의 고통을 감당할만한 삶의 과정이 없었을 뿐이지. 재능이 없다거나, 못하거나, 적다거나로 치부할게 아니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예술에 있어 결과물의 질. '퀄리티' 라는 것은 사실 세상에 의해서, 즉 대중 또는 시장에 의해서 정해진 특정한 기준일 뿐이며, 좋은 결과. 나쁜 결과란건 사실 그 기준에 어느정도로 부합되냐일 뿐이니 예술로 밥먹고 살게 아니라면 크게 고민하지 않는게 나은 일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이런 관점을 그대로 뒤집어보자면 그 '보통 사람과는 월등한 재능을 가진 천재' 의 정체는 의외로 간단하게 밝혀진다.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까지의, 평범한 사람이라면 각골의 노력을 기울였어야 할법한 노력을 오히려 즐거워하며 쌓아올수 있었던 사람. 그리고 그런 노력을 가장 자연스러운 '삶 그 자체' 의 레벨로 수행할수 있는-특수하거나 또는 비일반적인-환경에서 태어나고 또 자라온 사람. 나아가. 그래서 만들어낸 결과가 정말 우연찮게도 세상의 요구에 잘 들어맞았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질적 기준보다 월등히 상회한 결과일 때-
이것이 바로 흔히 말하는 그런 천재의 정체가 아닐까. 우리같은 보통사람과는 재능이 있고 없고 많고 적고의 문제가 아니라. 재능을 가장 순수하게 써서 능력을 길러낼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누구보다 잘 할수 있었다면 어느 누구건 천재가 될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그런 삶을 타고난다는 자체부터가 그야말로 운명적인 부분이라서 보통사람으로썬 어쨌거나 넘을수 없는 벽처럼 느껴지긴 한다만...
개인적인 이야기를 덧붙여 보자면. '재능의 유무와 결과의 질적 수준은 그 영역이 다르다' 라고 정의하는 관점에서 봤을때. 나는 물론 천재는 아니지만 그리고 또한 사실은 내 일. 그림에 대한 재능이 심각하게 없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평가하는 바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사실 나는 그림 그 자체를 잘 그리고 싶어서 그리기보다는, 사람들에게서 인정을 받기 위해 그림을 그리는 쪽이었거든. 결과에 대해서는 물론 만만치않은 노력이 들어갔다고 이야기할수밖에 없는게. 그 노력을 즐거워한게 아니기에 아주 고통스러울수밖에 없었으니까. 재능이라기보다는 강박증 쪽에 가깝겠다. 뭐 결과적으로는 이렇게. '아티스트 치곤 이상할 정도로 오픈된', 일종의 엔터테이너 기질을 가지게 되었기도 했고, 또 그게 내가 노력을 해서 인정받을수 있는 일이라면 닥치고 했기 때문에 여러가지 분야의 일을 다양하게 할수 있는 사람이 되었긴 했다만서도...
말하자면 나는 '재능의 종류' 가 다소 다른 사람이라고 할수 있겠는데. 그래서 겪어왔던 여러가지 일화에 대해선 다음 기회에 다시 이야길 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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