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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단순히 캐릭터나 또는 배경 한두개를 그린 손그림의 화풍 같은 관점에서가 아니라, 그 모든 부품으로 완성된 시각이미지로써의 작품을 일종의 조류, 나아가 일종의 모드, 즉 일종의 '미술적 양식' 으로 보는 관점에서 다룬다. 리니지 스타일. 한국에 범용적으로 퍼진 게임 그래픽 스타일이자 비주얼 아트의 스타일. 리니지 스타일이라고 일단 이름붙여 봤지만. 왜 그런 비주얼 아트- 즉 시각적 이미지가 어때서 '리니지 스타일' 이라는 양식으로 특정될수 있는지부터 먼저 이야기하는게 우선이겠다.
1. 누구나 흔히 상상할수 있는 평범한 소재 2.딱히 특별하지도 또 딱히 한쪽으로 치우치지도 않은 개성 3. 위의 컨셉트를 가장 높은 퀼리티로써 완성해낸다
말하자면, '누구나 쉽게 할수 있는 상상을 가장 높은 퀄리티로써 완성해낸다' 라고 요약할수 있겠고, 이것이 아마도 리니지스타일의 대략적인 특징이라고 할수 있겠다. 몰개성하다는 부분이 사실 애초부터 약점을 안고 갈수밖에 없겠다만. 리니지스타일은 이런 약점을 우직할 정도로 단순하게, 순수히 퀄리티를 끌어올린다는 방법으로 타파하여 장점으로 승화시켰기에 대단하다 말할수 있겠다. 리니지스타일의 원류가 된 게임 리니지와, 또 그 리니지스타일의 정통 적자라 할수 있는 아이온에서도 이 특징은 그대로 유지되어 대단한 퀄리티를 보여준다. 그러나. 한국 게임업계 전체로 확대된 리니지스타일은 결국, 그 퀄리티 기준을 무엇으로 삼느냐. 어떻게 내느냐, 왜 내느냐에 따라서 결국 변질되고 만다. 원류인 리니지 자체에서부터 미술적 모드의 한계점은 이미 명백히 드러나 있었고, 이 문제는 결국 그 양식의 기반이 리니지라는 것과 무관하지 않을것이다.
1. 컨셉트나 구성 등의 기본 골조는 무시한채, 밀도만을 잔뜩 끌어올리는 것으로 퀄리티를 낸다 2. 개성은 무시한채 아름다움만 추구하다 보니 결국은 그저 이쁘기만 한 미형 일색으로 치우쳐 몰개성화가 심화된다 3. 누구나 할수 있는 상상에 제한되어 똑같은 소재를 사용할수밖에 없기에 결국 위의 가시적 퀄리티로만 경쟁을 하게 된다
비유하자면 이것은, 돈을 퍼부어 똑같은 얼굴에 똑같은 몸매를 가지게 된 미인들의 아름다움 우열을 가리는 것으로 변질된 한국의 미인대회라거나, 또는 똑같은 정물이나 석고상을 가운데에 놓고 누가 누가 더 잘그리냐를 점수를 먹여 경쟁하는 입시미술 같은 정도의 단점이다. 그만큼 바보같다는 거다.
혹시 행여나 그 중심에 있었던 아티스트들이 이 글을 혹 보게 된다 해도 화는 내지 않을 것이라 장담할수 있지만. 그래서라도 첨언하자면. 이렇게 이 모드가 변질되고 만 원인이란 이를테면, 제한된 스케일 내에서 가장 높은 대중적 포텐셜을 내야 하는 모순 때문에라거나, 대규모의 인원을 통해서 대량생산하며 나아가 경쟁함에 있어 가장 내세우고 유지하며 평가하기 간단한 퀄리티의 검수 기준이 되기에라거나, 또는 분업화를 통해 이 모드의 소재 부분을 책임지는 쪽의 부류가 애초에 딱히 특별한 상상을 하기 힘들수밖에 없는 지식인계열이라서라거나, 나아가 이를 통해서 사업을 하는 자본가에게 있어서는 결국 가장 안전한 보증수표이기 때문이라거나, 이유를 꼽자면 한도끝도 없이 수천가지가 나오지만. 거슬러 올라가 보면 결국은 엔씨소프트가 만들어낸 한국형 MMORPG인 리니지로 이 모드가 만들어진 원인으로써의 '기반' 에 가 닿는다는 이야기다.
아주 약간 양념을 쳐서 말하자면. 이런 모드는 어쩌면 과거의 그 '아르누보 양식' 과도 같은 양상을 띈다고 이야기할수도 있겠다. 한국형 MMORPG의 시조에서 태동하여, 그것이 충분히 절정을 이룬 황금기에 이르러서는 모든 게임의 비주얼 아트를 잠식한, 아름다움을 중시하는 양식- 아르누보와 흡사하다. 충분히 좋다. 하지만 현실에서 아르누보는 더이상 없다. 복잡한 곡선과 무늬는 결국 기하학적인 직선과 도식화된 무늬로 대체되었다. 왜? 그 양식의 기반이 된 세계와 사회가, 급속도로 산업화되어갔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아르데코를 거쳐,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까지. 미술은 그래서 변해갔다.
그래서, 그 기반 자체가 거의 반절 정도는 바뀌어 버린 와우의 예를 굳이 꺼내지 않는다 해도, 한때 황금기였던 리니지스타일은 이제 더이상 대세가 아니다. 그래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것은 리니지 스타일의 대안, 또는 그 이후, 또는 그래서 변해버린 지금의 시대적 기반에 가장 적절한 비주얼일 것이라 본다.
이를테면, 풍부하고 밀도높은 오브제의 디테일이 리얼한 영화적인 연출을 통해서 보여지는 미국식 스타일이라거나, 또는 개성의 극대화와 특정 매니아들을 포괄적으로 노리는 전략을 통해서 접근하는 일본식 스타일이라거나. 여러가지 대안이 있을수 있겠다. 그러나, 와우를 어느정도 따라갔음에도 결국 본질 자체는 바뀌지 않은 게임의. 그래서 결국 리니지 스타일의 연장선으로 존재하는 아이온의 그 양식이 증명하듯. 결국 미술적 양식이란 사회/문화적 기반에서 절대 자유로울수 없을지도, 나아가 그래서 게임아트란 결국엔 엔씨같은 대기업만이 승리하는 판일지도 모른다.
덧붙임: 1. '미술적 양식' 으로써의 게임아트. 리니지스타일이라는 것을 이야기해봤지만. 사실상 게임아트라는 것은 모드라고까지 거창하게 이야기하기가 힘들다. 왜냐하면. 그 미술적 양식이란 결국 그것이 기반된 게임 내에서만 존재하기에, 현실로까지 이어질수 있는 파급력이 애초부터 한없이 부족할수밖에 없고, 전체 문화작품으로써는 결국 서브컬쳐 문화의 포지션을 점하기에, 현실의 모드가 도입되는 일은 있어도 그 모드가 현실로 나오기는 지극히 어렵기 때문이다.
2. 위에서 언급한 리니지스타일의 단점에 대해, 일부 아티스트들은 이것을, '톡특한 개성을 지닌 한명의 아티스트에 의해 모든 시각적 이미지를 통일시키는', 즉 일본식의 매니아 지향주의에 기반한 철학을 대안으로 내세우는 시류가 일본문화의 영향을 깊게 받은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대두되고 있다 판단되는데. 대중적 포텐셜을 통하여 메인컬쳐로 가는것이 그 기반인 게임문화의 목적지라 전제한다면, 이것은 완전히 시대를 역행하는 시각이지 않나 하는 우려가 생긴다.
3. 모드의 변질로 인한 리니지스타일의 단점을 이야기했지만. 그 정통인 리니지의 후손인 아이온에서 시도된 양식에서는 이런 문제점이 대부분 해결된다. 이를테면 소비자에 의한 외형 선택의 자유를 확대하여 개성문제를 해결하고, 굵직한 선의 오브제를 통해 다소 심플하고 모던한 방향으로 변화된 것이라거나. 그러나. 어쩌면 그 게임이 속한 회사의, 시장지배적 사업자로써의 이념때문일지도 모를, '평범한 상상을 가장 높은 퀄리티로' 라는 기본 방향성은 변하지 않아, 그래서 결국 현존 최고의 퀄리티를 구현한 그것엔 시대변화에 따라 이전보다 더욱 확대된 인력과 시간의 코스트가 투입되었음을 익히 짐작할수 있고, 그래서라도 이것은 결국 엔씨같은 대자본을 가진 대기업에서만 가능한 미술적 양식이 되버린다. 설령 대안이 제시된다 한들 경쟁 자체가 의미가 없을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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