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말해두는데. 이 생각은 최근의 '성적소수자에 대한 관심집중 트렌드' 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니 오해없길 바란다.
나는 오래전부터 게이인 친구를 가지고 싶었다. 진심이다. 일단 '게이' 라거나 하는 식으로 뭔가 종족이 다른것처럼 차별화해야만하는 그런 용어부터가 사실 마음에 안들고, 딱히 그 부류를 특정화할만한 용어가 딱히 없기 때문에라도 '게이' 라는 용어를 쓸수밖에 없다는 점에 먼저 고개를 숙인다. 그래서라도 친구라면. 지금의 내 '친구인데 여자' 인 그들처럼, '게이인데 친구' 라기보다는 '친구인데 게이' 인쪽이 물론 당연히 올바를것이다.
근데 도통 그들을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 어떻게 만나서 친해질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오늘 하고싶은 이야기는 바로 그거다. 사실, 한국에서 꽤 유명하다는 성적소수자 커뮤니티는 다 들러봤고, 일부 제한된 사이트에는 돈까지 써가면서 자격을 확보한게 오래전 일이지만. 그렇게까지 해놓고 나서야 깨달은것은. 내가 접근한 경로부터가 애초에, 호기심을 가진 이로써의 지적욕구충족을 위한 길에 불과했다는 사실이었다.
아 그래. 솔직히 말해서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해보자. 하지만 나는 이 호기심이. 일찌기 내 친구가 된 여자들에게 가졌던 호기심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합리화해보고도 싶다. 그러나. 이런 호기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라도, 호기심을 통한 경로로, 지적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접근할수밖에 없기 때문에서라도. 그래서라도 나는 그들과 만날 가능성부터가. 만나서 친구가 되는것까지가. 나와 또 그들에게 너무나 어려운 일이 될것임을 절감하고야 만다.
난 너를 좀더 알고 싶다. 머리, 가슴, 배속에 무엇을 담고 있는지 파해쳐보고 싶다. 그래서 너라는 존재를 잘개 쪼개어 분석하고싶다. 나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다. 작품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언젠가 내가 그려낼 작품의 재료로 그 분석을 활용하고 싶다-
이런 이야기를. 그 세계를 모르는 친구에게 당당히 대어놓고 말할수 있는 작가가 세상 어디에 있으리? 내 그 여자들에게 그랬듯이. 나는 이런 생각을 꽁꽁 묶어 뱃속에 철저히 감추었기에 나는 그들의 상대방이 아닌 같은 편의 친구가 될수 있었다. 그래. 그들에게 언제나 언제나 듣곤 했던. '마치 여자처럼 느껴진다' 라는 이야기처럼. 여자와 친구가 되기 위해서 결국 여자가 되어야 했듯이. 그들과 친구가 되기 위해선 그들과 같이 생각하고, 그들과 같은 방향을 바라볼수 있어야하는 걸까. 상대방이 아닌 같은편이기 위해서 같아져야 하는걸까.
게이와 친구가 되기 위해선. 결국 나부터가 게이가 되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언젠가 게이가 될지도 모르겠다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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