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범하게 이쁜 여자가 정말 이쁜 여자라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평범하게 잘 그린 그림이 정말 잘그린 그림이라 생각한다. 음 뭐랄까. 약간은 고리타분해보일수도 있는. 그 먼 어릴때 보았던 위인전이나 소설책의 삽화 같은 그런 그림들을 좋아했다.
지금 내가 그리는 그림들이 개성이 있을까. 잘 모르겠다. 그건 보는 이들이 주관적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이니까. 다만 어쨌거나 확실한 사실 한가지는. 나는 분명 몇년전까지만 해도 개성을 중시하는 쪽에서 절대 자유로울수가 없었다는 사실과. 그 덕택에 깊게 배겨버린 이, 지금도 미묘하게 묻어져나오는 이 독특함을 부끄러워하여 어떤 식으로든 감추고 싶어한다는 사실이다.
물론, 개성을 중시하는 쪽에서 보자면 말이다. 굳이 이름을 써놓지 않아도 누구의 그림인지 딱 알수 있기 위해서의 그런 독특함을, 나아가 그런 개성으로의 표현 방식 자체를 하나의 가치기준으로 여기니만큼. 쫒으면 쫒았지 딱히 지우고 버릴것까지야 있나 싶겠다만서도. 하지만 나는. 그때껏 쫒아왔던 개성이라는게 왜인지 모르게 거추장스럽다 느껴지기 시작했던게 몇년전. 그리고 또 최근의 일이라서.
아마 이것은 뭐 별달리 특별한 이유에서는 아닌, 그저 그림을 하나의 수단으로 여기면서부터가 아닐까 싶다. 원화가를 하면서는, 다른 이를 통해 만들어지기 위한 설계로써의 그림에는 개성이란 오히려 불필요한쪽에 가까웠다 느꼈고. 지금은.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그림으로써는 그 자체의 개성이란 괜스레 눈길을 잡아두는 불필요한 요소라고 느껴지더라. 그래서, 독특한 개성이란 것은 '주' 라고 하기엔 힘들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없으면 아쉬운. 일종의 조미료가 아닐까 싶다는 생각을 한다. 세상 모든 미인이 전부 똑같이 생겼다면 얼마나 재미없겠냐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 개성이 강한 나머지 아름다움까지 먹히면 안될 일이지 않을까.
...하지만 역시 그래도. 가끔 내 그림을 보고 개성이 썩 없다 말하며 가치를 깎아내리는 사람을 보면 또 약간 우울해지기도 하더라. 그래서라도 나는 오히려, 표현방식의 독특함보다는 소재를 다양하게 하는 쪽으로 나가고 싶다. 물론 그 소재를 전달하기에 알맞는 표현력을 길러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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