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MEGASTREAM
    :: ANTIEGOIST :: Visual Design Artist :: GyuHo.Lee's Blog ::
ANTIEGOIST : GyuHo.Lee's Blog
Egloos | Log-in



염원해 마지않던 연애밸리와 창작밸리가 이글루스에 드디어 생겼다. 만세. 하지만.
혹시나 가보니까 역시나 이글루스아레나라고, 뭐 결국 시비걸고 대판 싸우고 낚고 낚이기만을 반복하는 치열한 전장의 느낌이더라.
아 그런곳에 혹시 행여나 심각한 글을 써서 보냈다가 깐깐한 방문자가 들어와서 태클 걸면 마음약한 나는 차마 어찌 할수 없을것 같은데...

뭐 암튼 창작밸리가 생긴 기념으로 그 창작에 대해서 간단한 이야기를 약간 해보자면.
나는 사실 개인적으론 '창작' 이라는 단어 자체를 참 싫어도 한다. 이거 2년전즈음에 블로그에다 썼던 이야기 같은데.

음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까. 아 뭐 그런거 있잖냐. 니가 존나 열심히 너만의 캐릭터로 너만의 그림을 그렸다 손 쳐봐.
근데 그걸 보는 사람이 "이건 무슨 캐릭터(를 보고 그렸)냐" 라고 물어보면 기분나쁘겠냐 안나쁘겠냐 뭐 그런 비슷한 느낌이랄까 뭐랄까.
비슷한 예를 들자면, 소설 쓰는 사람에게 이건 누구 팬픽이냐, 음악하는 사람에게 누구 카피곡이냐 물어보는 거랑 똑같다랄까 뭐랄까.
그렇다. 아니 뭐 논리적이고 법적인 창작과 비창작(또는 표절)의 경계를 한번 팔걷어부치고 싹뚝 갈라보자는 이야기를 할려는게 아니고,
개인적으로 말하자면 거의 이건 뭐 자존심. 개인적인 프라이드 문제다. 뭐 남이야 뭘 보고 그리건 간에 무슨 팬질을 하던 간에 상관없다만.
나는 그렇다. 무슨 하나를 그려도 언제나 항상 새로이 언제나 자신만의 것을 그리고 싶어하는 쪽이라서, 만드는건 오리지널이라는게 내겐 당연한거고,
그런데 그게 당연하다 생각하면서도 굳이 스스로의 작품에 대해서 '오리지널이다' 라고 웃으며 설명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 나는 정말 자존심 상하는거다.


사실 따지고보자면 뭐 그런 일들도 뭐 10년전에나 겪었던 일들이군. 프로가 된 이후로는 그런 이야길 거의 들어본적이 없으니.

하지만. 이 근 10년사이에도 창작문화계(그런 문화계가 있다면) 사정은 너무나 많이 변했다. 아니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니 당연하지만.
간단히 예를 들자면 말이다. 만화 동아리라는 것은 무조건 프로지향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요즈음의 만화동아리는 대부분 동인활동을 목적으로 한다.

이런 차이는 매우 명백하다. 아니 무엇이 좋고 나쁘고가 아니다. 현상으로만 보자면 충분히 좋게 볼수도 있다.
그만큼 크리에이팅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지고 인프라가 발달했다는 거니까. 누구 말마따나 개나 소나 그림그린다고 껄떡댄다 하지만,
단지 10년전만해도 그림은 아무나 그릴수 있는게 아니었고 더군다나 제대로 그리기 시작하면 라면만 먹는 고통을 각오해야 했으니까 말이다.
누구나 자신이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는, 그리고 프로들도 밥 굶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평온한 시대가 어느새 찾아온거다. (물론 업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그러나. 물론 부작용이 있다. 사람에 따라 틀리지만 아까의 이유에서 적어도 나는 정말 견디기 힘든 그런 부작용.
그렇다. 너도 나도 쉽게 할수있는 동인문화가 주류가 되버렸기에, '굳이 창작을 선을 그어서 갈라야 하는' 그런 시대가 되어버린 것이다.
회지를 내어도 오리지널은 창작이라는 딱지를 붙여야 하고, 오리지널 코스프레를 굳이 오리지널이라고 설명해줘야 하고,
더군다나 그런 오리지널보다 오히려 원래 인기있던 작품의 동인작품이 더욱 인기를 끌기 때문에 정말 오리지널이라는 것은 오히려 비주류가 된다.

그림 쪽에서, 10년동안 변한 창작의 의미에 대해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비창작과 구분하기 위해서의 창작' 이라는 단어다.
생각해보면 매우 기묘하다. 왜 하필이면 그림. 또는 만화쪽이 이렇게? 음악쪽도 소설쪽도 이정도까지는 아닌것 같은 느낌인데 말이다.

프로쪽의 이야기를 약간 더 해보자. 사실 딱히 프로라고 해서 팬질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음악이라고 하면 트리뷰트라거나 리메이크라는게 있지 않냐.
그러나 트리뷰트나 리메이크는 크리에이터 입장에서의 재해석과 재 퍼블리싱에 가깝다. 그 자체도 새로운 하나의 별개의 오리지널 작품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예를들어 팬질에서 비롯된 동인이라는 것은 확대재생산. 비유하자면 '노래방에서 부르는 노래'. 잘해봐야 전국노래자랑이다.
아무리 노래방에서 노래를 잘 한다 해도 절대 그 가수의 오리지널은 될수 없다. 더군다나 원 작품이 그것도 일본것인 이상은 더더욱. 한계는 명백하다.

문제는, 동인문화가 주류가 되어버린 현 시점에서의 그림쪽 프로는 프로라 한들 어떤 식으로든 간에 그런 동인문화로부터 절대 자유로울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다시금 이야기하다만 나쁠건 절대 없다. 왜 프로라고 해도 언제나 일만 하란 법은 없고 또 그래서 언제나 취미로 동인질을 할수 있는거다. 뭐 다 좋은 일 아니겠는가.

하지만 말이다. 10년전 같았다면. 취미로 동인질을 하기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자신의 오리지널 작품을 더 만드는 쪽이었지 않았을까.


언제부터 왜 이렇게 변해버렸는지 원인을 깊게 생각해보기는 귀찮다만.
굳이 생각해보자면 뭐 만화계의 몰락으로 인해 그림인들이 지향할법한 하나의 모티베이션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든가,
또는 정말 '직업적' 의미로 그림을 그리는 성격이 강한 게임업계의 발달로 인해, 언제나 하는 오리지널은 직업이니 이젠 취미쪽이 팬질이 되는 거라든가.

사실 곰곰히 생각해보면 나쁠건 별로 없다. 굳이 아마추어 프로를 나눌것도 없고, 누구나 자신이 그리고 싶은것을 쉽게 그린다는 그런 의미는 물론 좋다.
내 개인적인 입장에 국한시키자면 이건 단지, 시대의 흐름을 쫒아가지 못해 뒤떨어진 아티스트의 푸념에 지나지 않겠다만.
그런 늙어빠진 아저씨가 되버린 입장에서라도 나는 아주아주 약간은, 껌씹는 여중생을 보듯이 약간은 걱정을 하고야 만다.
아마추어가 굳이 프로가 될 필요가 없이 아마추어에 안주하는 시대를, 그리고 아마추어가 오리지널을 만들어내기 힘들어진 이 시대를 걱정한다.

그러니까 푸념으로써의 결정타를 날리자면, 젠장할 이게 다 만화가 이명진씨 때문이다라는 농담을 해보자.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
by ANTIEGOIST | 2008/09/01 18:49 | Column | 트랙백 | 덧글(11)
Commented by LEEURAE at 2008/09/01 20:01
둘러보니 팬아트가 제법 많고... 엉뚱하게 예수믿는(??) 글도 있습니다.. 이것도 2차 창작물이긴 하구나;;
창작이라는 카테고리 하나로 설명하기에는 너무 방향성이 다르게 갈라지는군요.
Commented by ANTIEGOIST at 2008/09/02 10:39
종교찬양문(읽어보진 않았습니다만)이야 그렇다 쳐도, 2차창작도 뭐 엄연한 창작이니만큼 나쁠건 없지 않을까 생각해요.
창작이라는게 워낙 광범위하니만큼 그만큼의 수용성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사람마다 창작에 대한 기준이 틀리니만큼 이를테면 만일 '2차 창작물은 하지말자' 라는 식으로 어느 한쪽으로 편중되버리는 일도 재미없을테고요.
Commented by 치도 at 2008/09/01 21:37
이글루 밸리에서 안티에고이스트님 글을 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가끔 들러서 눈팅만 했지만 깜놀.
동인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본 적은 없지만, 많은 분들이 동인지로 코믹에 참가하시는 걸 보면 창작(드물게 미국 애니) 위주로 그림그리고 노는 저는 아웃사이더가 된 느낌을 받곤 합니다.
Commented by ANTIEGOIST at 2008/09/02 10:31
창작밸리 개설 기념으로 한번 보내보았습니다. 예상외로 좋은 반응에 고무된터라 앞으로는 좀더 공격적으로 여기저기 뿌릴지도...
'아예 나설 자리가 없는' 오리지널의 아마분들보다는덜하겠습니다만, 사실 프로입장에서도.
이를테면 약간 미국적인, 동인문화와 접점이 없는, 저같은 사람은 중심에서 많이 멀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을때가 많더라고요.
본문에서 이야기한거지만서도, 시대에 뒤떨어졌다라는 이야기도 진짜로 들어봤고...ㅎㅎ
Commented by FINA at 2008/09/01 21:48
이 모든 게 이제는 게임개발자가 되버린 그 분 때문이군요.
Commented by ANTIEGOIST at 2008/09/02 11:10
이 모든 현상이 전부 그분 때문입니다 물론 농담입니다만.
생각해보면 '이젠 게임개발자가 되어서, 돈 안되는 만화를 더이상 그리지 않고' 라는 건 딱히 이명진씨만의 이야기가 아니더라고요. 뭐 제 주위에도 한때 만화그렸다던 사람들이 지금은 전부 게임업계에 있는걸 보면.

본문에서 그래도 '만화가 이명진씨' 라고 이야기한것처럼 그래도 저는 이명진씨가 만화가로 남아있기를 바래요.
아니 게임 개발하는건 물론 괜찮은데 그래서 게임으로라도 이명진의 이름을 붙인 그런 새로운 작품이 나왔으면 하는건 욕심.
Commented by BLAZE at 2008/09/01 22:15
마지막에 격하게 동감? 10년전엔 제 인생의 롤모델이었는데 말이죠 허허허 지금은 격하게 안티
Commented by ANTIEGOIST at 2008/09/02 11:29
누구보다 앞서나갔고, 또 시기적절했던 그런 천재의 출현으로 업계가 전면 개편된 현상으로만 보자면 거의 '한국만화계의 서태지' 격이죠.

다만 서태지를 겪었던 한국가요는 한땐 장르단편화를 겪었다가 오랜 시간을 거쳐서 다행스럽게도 그나마의 다양성이 갖추어지는듯 한데 반면 한국만화계라는 건 이거 뭐...
아주 오래전 일입니다만. 원고를 들고 출판사에 찾아가면 '좀더 일본스럽게 뜯어고쳐라' 라는 편집방향이 오래도록 유행하던 때가 있었어요. 그래서 한동안 그 대표격인 이명진씨를 거의 저주(...)하던 때가 있었는데요. 물론 지금은 아니지만.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만화계가 거의 몰락하다시피 한 지금시점에서 생각해보면 그렇게 일본만화처럼 그려야 했던 그런 수많은 신인만화가들과 편집자(그리고 이젠 찾아볼수도 없는)에겐 대체 그 이명진씨란 무슨 의미를 가지나 싶더군요.

...본문과도 별 상관없는 이야기이고 또 깊게 이야기하자니 더이상 농담일수 없는 관계로 이명진씨에 관한건 이정도로.
Commented by phice at 2008/09/02 01:28
창작 -ㅂ- 뭐 어디나 갖다붙이면 되는 말이긴 합니다 ; 너무 광범위하고 생각보다 매우 얄팍하지요.

창작이라면 글쓰는 사람들 그림그리는 사람들 음악하는 사람들 등등 모여서 왁자지껄 놀 수 있겠네? 라고 생각했지만, 솔직히 다른 밸리는 이미 확립되어있으니 아마 글쓰는 창작을 말한게 아니었을까라고 생각하던 찰나에, 구경하러 가보니 ......... 이게 뭥미? ; 언더그라운드훼스튀벌이되어있네요 내가 본 날만 그랬나 ;
Commented by ANTIEGOIST at 2008/09/02 11:26
광범위하긴 하죠 확실히. 아직은 초기이고 시간이 좀 흐르다 보면 다른 주제처럼 어느정도 확립되지 않을까요.
차라리 언더그라운드페스티벌같은 방향은 오히려 보기 좋은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예를들어 최근의 분서사건같은, 재미도 없고 의미도 감동도 없는데 논란만 엄청 분분해서, 대판 싸우고 욕하는 꼴이 보기 싫은 그런게 이슈가 되버리는 것보다야.
Commented by 물고기 at 2008/09/06 01:43
블로그와 홈페이지의 결합 이라는 글 보고 밸리에서 왔습니다.
그 글도 매우 공감하면서 잘 읽었는데, 우연히 이 글을 읽다보니 최근의 한 일이 이제서야 이해가 되네요.^^
최근 블로그에 왜 여기 '만화 밸리엔 일본 망가그림같은 그림만 올라오나'라고 글을 올렸다가
덧글 폭탄에 힘들었었거든요.^^;;
한국 만화계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잘 모르는 입장에서
그렇게 (자극적인 제목과 함께)올린 저도 문제가 있지만
이 글을 읽다보니 그림 그리는 사람 입장에선 제글이 매우 기분이 나빴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확실히 드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


   Copylight2004~2008 OMEGASTREAM & ANTIEGOIST & GyuHo.Lee All Rights Reserved.
   This Website Best Wiewing : More 1024x768 Resolution : Internet Explorer 7.0 & Mozilla Firefox 3.0 & Safari 3.0